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이토록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요? 과거 프랑스에서 악취를 상쇄하는 용도로 사용했던 향수는 시간이 흐르며 옷차림, 말투, 헤어스타일과 같이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발전했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향수가 인기를 끌면 너도 나도 그 향수를 구매해 사용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유명 조향사가 최고급 원료를 사용해 소량만 생생하는 니치(Niche) 향수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죠.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향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남들과 다른 나만의 차별화된 향을 갖고 싶은 우리의 심리 때문이겠죠?
니치 향수의 선두주자, 딥디크, 조 말론 런던은 물론 프레데릭 말, 세르주루텐, 바이레도 등 다양한 최고급 향수 브랜드를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3월 2일 드디어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 퍼퓸 부티크를 본점에 오픈했어요.
1837년 마구와 안장을 제작하던 장인, 띠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es)가 파리에 매장을 열며 시작된 명품 하우스, 에르메스는 다들 익히 알고 계시죠? 에르메스의 향수 라인은 1951년 프랑스 조향사, 에드몽 루드니츠카(Edmond Roudnitska)에 의해 탄생한 ‘오 데르메스(Eau D’Hermes)’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에르메스만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이 한껏 집약된 향수 라인을 본격 알리기 시작했죠.
그 후 2004년 향의 본고장이라 일컬어지는 프랑스 그라스 지역의 유명 조향사 집안 출신인 장-클로드 엘레나(Jean-Claude Ellena)가 인하우스 퍼퓨머로 합류하며 더욱 에르메스 향의 세계가 더욱 깊어졌죠. 반클리프 아펠, 불가리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했던 그는 향수를 문학으로, 조향사를 작가로 표현해요. 각종 향을 섞어 하나의 향수를 완성하는 조향사는 향을 제조하는 레시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향수가 가진 하나의 완성된 문학 즉,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고 믿고 있죠.
그렇다면 이제 훌륭한 조향사가 이끌고 있는 에르메스 향수의 향을 시향 해볼까요? 저는 다양한 향수들 중 여성스러운 향으로 유명한 ‘쥬르 데르메스’와 ‘켈리 깔레쉬’를 시향 했어요.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압솔뤼 오드퍼퓸. 30ml/10만8천원, 50ml/15만6천원. 본점.
장-끌로드 엘레나에 의해 2013년 발매한 '쥬르 데르메스'는 플로랄 계열 향수로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을 지닌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여성 향수에요. 빛을 모티브로 에르메스의 여성상이 느껴지는 향으로 바디로션, 크림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어요. 슈즈 디자이너로 유명한 피에르아르디(Pierre Hardy)가 디자인한 보틀은 여성의 아름다운 어깨 곡선을 상징하여 유연하고 부드럽게 떨어지는 아름다움을 빛으로 표현해 담았데요.
에르메스 켈리깔레쉬 오드뚜왈렛 100ml/19만7천원. 오드퍼퓸 100ml/22만3천원. 본점.
‘켈리 깔레쉬’는 에르메스 가방 라인 중 유명한 켈리 백의 잠금장치를 떠올리게 하는 자물쇠 장식을 더한 사랑스러운 보틀 디자인이 눈에 띄는 제품이에요. 공기처럼 깨끗하고 맑은 향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죠. 오드 퍼퓸은 물론 향의 농도가 옅은 오드 뚜왈렛도 함께 출시되어 평소 진한 향수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향수에요.
에르메스 에르메상스 노마드 세트. 12가지 에르메상스 컬렉션 중 4개 제품 선택. 15mlX4개/20만원. 본점.
에르메스 노마드 세트. 나머지 모든 라인의 향에서 4개 제품 선택. 15mlX4개/15만2천원. 본점.
(*에르메상스 컬렉션과 나머지 라인과의 혼합 구성은 불가능) 추천받은 두 가지 향수 모두 너무 다른 매력으로 저를 사로잡아서 어떤 향수로 골라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매장 직원분이 해결책을 제시해줬어요. 바로 ‘에르메스 노마드 세트’. 노마드 세트는 15ml 용량의 작은 향수를 4가지 선택하여 하나의 세트를 구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쇼핑을 위한 제품이에요.
‘쥬르 데르메스’와 ‘켈리 깔레쉬’를 포함해 맘에 쏙 드는 2가지 향을 더 고른 뒤 포장을 부탁드렸어요. 이렇게 개별 파우치에 넣어서 포장해주기 때문에 평소 가방에 하나씩 넣어 다니며 휴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노마드 세트에요.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개별로 선물을 할 때도 좋겠죠?
여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에르메스 오렌지 박스의 등장. 게다가 리본 포장을 요청드리면 향수라인에 맞게 리본을 달리해 포장을 완성해주세요. ‘켈리 깔레쉬’를 구입하면 핑크색 마차가 그려 진 리본을 받으실 수 있답니다. 여러 향수가 섞이게 되는 노마드 세트의 경우에는 오리지널 에르메스 리본으로 포장 받으실 수 있어요.
국내 최초로 오픈한 에르메스 퍼퓸 부티크 쇼핑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스럽게 마무리했어요. 패션 하우스로 유명한 에르메스지만 브랜드 특유의 장인정신과 작은 부분까지도 고급스럽게 마무리한 퍼퓸 부티크도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고 있네요. 다가오는 화이트 데이에 여성 향수 선물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저라면 3월 2일 오픈한 에르메스 향수로 진한 감동을 받고 싶어요.
PHOTOGRAPHER PARK JAE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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