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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예술, 어디까지 봤니?

갤러리에 근사하게 걸린 작품들, 가장 난해한 ‘무제’라는 타이틀의 작품들을 접하며 예술은 너무 어렵고 먼 장르라고 느끼셨나요? 시대적 배경과 작가에 대한 스터디 없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전시를 보고 미술 작품을 멀리 하게 되었다면, 여기 더 가까이, 친근하게 예술을 접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세요. 작품의 가격이나 소장 가치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예술품을 가까이에 두고 즐기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갤러리 디렉터와 아트 컨설턴트, 그리고 평범한 회사원이 전하는 아티스틱 판타스틱 라이프! 지금 공개합니다.

이태원 장진우 거리를 거닐다 보면 창문 너머로 형 형 색색의 그림과 사진이 들어찬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이색적인 공간의 주인인 김지현 디렉터는 프리다처럼 짙은 눈썹을 가져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요. 아름다운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이 곳에 이국적인 갤러리라니, 조금은 낯선 풍경이죠?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보세요. 오리지널 프린트, 판화, 사진을 주로 취급하며 국내 작가와 매 시즌 콜래보레이션으로 진행한 에디션 프린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우선 제가 봤을 때도 훌륭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어야 합니다. 유명세나 가격보다는 직관과 트렌드 등이 작용하죠.” 이런 까다로운 심미안으로 선택된 작품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고객은 물론 본인의 작품이 누군가의 공간에 걸린다는 점에 매우 만족해하는 신진 작가들을 보면 본인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네요. 앤디워홀, 크리스토 알렉스카츠와 제프 쿤스, 오리지널 판화, 미니어처를 소장하고 있는 갤러리의 단골 컬렉터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과 친분도 있어 예술계의 이슈를 전해 들으며 늘 동시대적인 호흡이 가능한 것이 갤러리 프리다를 운영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작품은 판매되어 어떠한 공간에 어우러져야 비로소 작업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 곁에 두고 사귈 수 있는 벗처럼 친근한 예술을 만나고 싶다면 경리단길로 떠나보세요.

스스로를 가장 보통의 존재라고 소개하는 장문태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특별합니다. 2008년부터 컬렉팅을 시작한 그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잘 만들어진 무언가를 보는걸 좋아해 영화나 미술 작품 보는걸 취미로 삼았다고 해요. 어느 날 홍대 거리를 걷다 길거리에 개인전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작가 이두원의 자화상을 보고 전시장을 찾아 그의 작품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상업 화랑의 문도 두드릴 수 있었다고 해요. 그는 예술 작품을 박제한 공간보다는 좀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았습니다. 회사 부서 이동 때문에 지방 발령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라니, 예술을 일상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자주 가는 카페에 이따금씩 자신의 소장품을 걸어둔다는 그의 설명은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누군가가 제가 걸어둔 작품을 보고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움직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기쁜 일 이예요” 자신이 아끼는 프린트를 손수 액자로 만들어 친구 집들이에 선물하기도 하는 그의 사소한 실천이야말로 생활 가까이에서 미술을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꿈이 있다면 길이 있다는 평범하지만 비범한 진리를 실천한 아트 컨설턴트 김희진은 언론사의 전략기획팀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떠나 아트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세상에 거침없이 뛰어들며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실험적인 유럽의 현대미술을 현장에서 접하고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기업 미술프로젝트를 맡아 프리랜서로 일하며 미술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한 아이의 엄마이자 뱃속에 둘째 아이를 갖고도 일을 포기할 수 없는 열정이야말로 예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면모겠죠? 기업과 개인 뿐 아니라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가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조금 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힘쓰는 아트 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 구입을 위한 컨설팅 뿐만 아니라 기업미술상, 전시와 같은 문화 사업등을 진행하며 기업과 작가를 연결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녀에게 미술관과 박물관이 아닌 좀 더 일상적인 공간에서 미술을 즐기기 위한 팁을 물었습니다. “작품성, 투자 가치를 떠나 소장 욕구가 마구 솟는 작품은 언제라도 구입하시길 권해요. 너무 고가의 작품들은 그림 렌탈 서비스를 통해 곁에 두고 감상할 수 있구요. 굳이 원화가 아니어도 작가가 수량을 한정해 만든 판화작품 등 에디션이 있는 작품들도 소장의 의미가 큽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하거나 뜨겁게 달궈주는 작품이야말로 ‘구입하고 즐길 수 있는 가치’라는 그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예술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답니다.






EDITOR NOH SEUNG HYO
INFLUENCER KIM JI HYUN, JANG MUN TAE, KIM HEE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