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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아트 컬렉션: 서도호부터 제프 쿤스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서울의 풍경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관은 그 오랜 역사를 89년간 지키며 소공동의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말 그대로 ‘백 개 의 잡화점’인데요, 현대인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켜줄 신세계백화점은 클래식하면서도 동시대적인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소개하는 유통기업으로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신세계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본점 곳곳에 숨어있는 아트 컬렉션은 타 백화점과 차별화되는 아트 마케팅으로 쇼핑을 넘어선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 신세계백화점의 독창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쳐 깨닫지 못했던 아트 컬렉션, 과연 어느 곳에 숨어있었는지 지금 함께 살펴보실까요?


#유명균의 ‘시간 여행’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신관 앞에 자리한 곡선형 벤치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중인 중견작가 유명균의 ‘시간여행’이라는 작품이예요. 고객들이 앉아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작품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작품은 건축물과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대로 기능적으로는 도보의 벤치 역할을 하면서도 유려한 곡선미를 드러내고 있답니다.


#클래스 올덴버그의 ‘건축가의 손수건’

본점 신관 입구를 바라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조형물이 눈에 띄는데요. 이 작품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으로 청계천을 장식한 조형물 ‘스프링’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일상의 사물을 기념비적 크기로 확대한 조형물로 유명한 그는 양복 윗주머니에 꽂은 신사의 손수건을 형상화해 흔히 접하는 하찮은 사물을 엄숙한 미술 작품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이미 대상의 재현을 벗어나 조형 작품으로서 그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에서 올덴버그 특유의 위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서도호의 ‘원인과 결과’

본관 4층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을 마치 샹들리에처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작품은 서도호 작가의 ‘원인과 결과’라는 작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등을 태운 무수한 인간 군상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획일화된 인간의 몰개성화를 형상화한 작가 특유의 날 선 풍자를 반영한 것으로 거대한 집단 속의 개인, 그리고 그 개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정체성 사이의 충돌과 타협을 보여주려 했다고 해요. 아름답게 보이기만 했던 장식물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알고 나면 늘 지나치던 공간이 새롭게 느껴진답니다.


#솔 르윗의 ‘드로잉 592번’

본관 6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 벽면을 채운 색면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트리니티 가든과 연결된 까사빠보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화사한 색감의 벽화는 솔 르윗 작가의 ‘드로잉 592’라는 작품입니다. 개념미술가인 솔 르윗은 ‘한 개의 꼭짓점을 공유하는 다섯 개의 삼각형이 모두 다른 색깔로 칠해져있다’라는 작업지시문을 제자들에게 주어 그림을 완성하게 했답니다. 이는 ‘작가란 개념의 생산자이며 실제의 작품제작은 그 개념의 확인과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 색다른 작업 방식인데요. 현대미술의 복잡한 개념을 색면분할 벽화로 간결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트리니티 가든의 조각작품들

까사빠보와 연결되어있는 트리니티 가든은 본관의 옥상정원으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도심 한복판, 백화점 옥상에서 탁 트인 전망으로 답답한 마음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마천루를 배경으로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신세계백화점은 쇼핑 공간을 넘어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문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마련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트리니티 가든은 까사빠보와 연결되어 실내에서도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음식과 차를 즐길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공간이랍니다.


#알렉산더 칼더의 ‘버섯’

알렉산더 칼더는 움직이는 모빌 조각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이곳 트리니티 가든에 자리한 ‘버섯’이라는 작품은 모빌과 달리 한 곳에 고정된 스테빌로 칼더가 1960~1970년대에 많이 제작한 형식의 조형물입니다. 유려한 형태와 컷으로 육중한 철판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은 비상하는 한 마리 새 같은 형상이 작가 고유의 조형미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대지를 박차고 하늘을 향해 힘찬 도약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연출합니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아이 벤치’

트리니티 가든을 거닐다 보면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데요. 바로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 ‘아이 벤치’의 존재감 때문입니다. 두 개의 커다란 눈동자 형태의 작품은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 대중이 작가를 보는 눈, 그리고 작품 소재 그 자체로서의 눈으로 다양한 시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눈, 귀, 손, 발과 같은 특정 인체 부분을 재현과 추상으로 결합시킨 조각 작업을 주로 선보인 그녀의 작품을 트리니티 가든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탄성을 자아냅니다. 한적한 공간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이 떠오를 것만 같네요.


#제프 쿤스의 ‘성심’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제프 쿤스는 1980년대 키치한 작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일상적 오브제와 대중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다양한 재료로 재현했는데요. 강아지, 인형, 장난감, 꽃, 보석 등과 같이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대중적 상품을 선택해 그것의 크기와 재료를 바꾸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트리니티 가든에 자리한 ‘성심’이라는 작품은 가톨릭교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속죄를 상징하는 초콜릿을 거대하게 확대해 보는 이에게 시각적 유희를 선사합니다. 또한 트리니티 가든의 포토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백화점에 들린다면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해보세요.

무더위에 지친 일상을 벗어나 한적한 백캉스를 즐길 생각이라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까사빠보를 추천합니다. 정갈한 맛이 일품인 스시롤부터 감칠맛을 잊을 수 없는 오므라이스, 달콤하고 시원한 맛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은 망고 빙수까지, 엄선한 메뉴를 입맛에 따라 즐기며 트리니티 가든의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어느덧 더위를 잊고 한적한 여행지로 떠나온 느낌이 든답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 부럽지 않은 작품으로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신세계백화점의 아트 컬렉션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매장으로 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니,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EDITOR NOH SEUNG HYO
DESIGNER KIM SE H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