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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Edition> 전시소개와 신세계갤러리 아트클래스 ‘판화기법으로 가방 만들기’



마릴린 먼로, 캠벨 스프 등 유명한 인물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로 예술이 ‘대중의 것’임을 선포했던 팝 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 그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을 즐겼습니다. ‘실크스크린’은 빈틈없이 단정한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손으로 밀어 완성하는 투박한 매력으로 매번 다른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 인데요. 신세계갤러리에서는 해외 유명 작가들의 오리지널 에디션 작품을 실크스크린 등의 ‘판화’로 만나보는 전시 'selected edition'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 보는 ‘판화기법으로 가방 만들기’ 아트클래스를 준비했습니다. 친근한 예술의 활기로 가득했던 그 특별한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때 이른 여름더위에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 지던 5월 31일 토요일 오후. 신세계 갤러리에 청량한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오늘의 전시와 아트클래스를 위해 도착한 수강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갤러리 곳 곳에 걸려있는 화려한 컬러의 작품들이 시선을 끕니다.

큐레이터의 설명에 따라 'selected edition' 관람이 시작되었습니다. 'selected edition'는 해외 유명 작가들의 오리지널 에디션 작품을 모은 전시입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작가가 정한 원칙에 따라 한정된 수만큼 작품을 만드는 것을 에디션 미술이라고 합니다. 이 전시는 에디션 미술작품을 엄선해서 모은 것이죠.” 설명과 함께 작품을 보니, 전시가 더욱 흥미로워 집니다.

'selected edition'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17인의 작품 9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자신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작품으로 승화하며, 이 시대 가장 유명한 여성작가의 반열에 오른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삶과 죽음에 대한 과감한 해석으로 매 작품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YBA (Young British Artist)의 대표주자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신세계 본점 6층 벽면에 위치한 드로잉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솔 르윗(Sol LeWitt)’의 화려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역동적인 느낌의 판화, 여성의 몸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키키 스미스(Kiki Smith)’ 등 한계를 뛰어넘는 예술의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야요이 쿠사마,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에 더욱 깊은 관심을 보이는 관객들. “작품 아래 희미하게 쓰여있는 분수 표기가 보이시죠? 앞의 숫자가 현재 작품의 번호이고, 뒤의 숫자는 해당 작품의 총 개수입니다.” 각 작품에 고유하게 매겨진 ‘번호’는 일반복제품이 아닌 고유한 작품으로서 몇 번째 존재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세계에서 적게는 20점에서 많게는 300점까지만 존재하는 에디션 작품을 보고 있다는 특별함에 한발 짝 물러서기도 하고 가까이 가기도 하며,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는데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헤르만 니치(Hermann Nitsch)’의 판화 앞에서는 저마다의 해석을 내보기도 합니다. 1985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제작된 16점의 판화 작품은 신성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비밀스러운 공간들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작품의도와 작가의 내면을 이해하면 미술작품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selected edition'의 여운을 이어 본격적인 ‘아트클래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갤러리 한 켠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 작업에 필요한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실크스크린 틀과 스퀴즈(나무에 고무를 끼워 만든 밀대), 천 염색용 잉크, 스케치북 역할을 할 캔버스 가방이 보입니다. “오늘 작업할 판화는 실크스크린 입니다. 쉽게 여러 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캔버스 가방에 실크스크린을 이용해 예쁜 그림을 프린트 해 볼게요.” 판화 작업을 지도해 주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각자 원하는 틀 앞에 서 보는데요. 하트, 백곰, 펭귄, 텍스트 등 총 6가지 모양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미리 준비된 실크스크린 틀이 보이네요. 얇은 실크 ‘샤’ 천 위에 필름을 올려 감광 작업을 거친 뒤, 필름에 그림이 있던 자리만 구멍이 뚫려서 잉크가 통하고 주변은 막히도록 작업한 것인데요. 오늘은 종이가 아닌 캔버스에 인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잉크가 통하는 망점을 조금 크게 만들었답니다.



각자 원하는 틀을 준비했다면, 실크스크린 틀을 캔버스 가방 위에 올린 뒤, 위치를 잡습니다. 그 다음 천 염색용 잉크를 ‘스퀴즈’에 묻히고, 틀 위에 대고 쓱쓱 문지르는데요.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미는 강도와 횟수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그림의 형태를 충분히 고민한 뒤 작업해야 한 답니다.

“곰이 좋아? 펭귄이 좋아?“ “펭귄!” 엄마와 펭귄 프린트를 완성해 보는 아이, 한 수강생은 하트를 네 잎 클로버 형태로 만들어 보는데요. 여러 장의 틀을 이용해 그림을 여러 겹으로 프린트한 수강생의 작품에는 감탄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틀이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기도 하고 다음 사람을 위해 틀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깨끗하게 닦아주기도 하면서, 모두 함께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각각 아기 곰과 펭귄이 프린트 된 가방을 만든 동갑내기 소녀들에게 가방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물었는데요. “준비물 가방으로 쓸 거에요.”, ‘난 학원가방!”. 사랑스러운 미소만큼이나 예쁜 가방이 완성되었습니다. 소녀들의 가방이야 말로 특별한 에디션이 아닐까요?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근사한 전시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한 아빠 수강생의 말처럼, 이번 아트클래스는 'selected edition'전시와 ‘판화기법으로 가방 만들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더욱 특별했습니다. 아쉽게도 아트클래스는 끝이 났지만 'selected edition'은 본점(~6월 16일까지), 광주점(6월 27일~7월 21일), 센텀시티(8월 28일~10월 27일)에서 만나실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는 'selected edition' 이 후에도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6월 18일부터는 서울대 미대 교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개념미술가인 윤동천 작가의 병치(竝置)-그늘이 이어집니다. 풍자와 위트 넘치는 작품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미술, 사회에 던지는 통쾌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윤동천 작가의 전시는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만끽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입니다.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닌, 손에 닿는 예술을 지향하는 신세계갤러리의 전시와 아트클래스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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