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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어게인 홍콩 - 현지인처럼 먹고 마시는 3박4일!

홍콩 역사의 부침은 아이러니하게도 홍콩 만의 매력적인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광둥 지역 원주민과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이민자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음식 문화는 그 어떤 도시보다 다채롭죠. 그래서 에디터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홍콩 현지인의 눈으로 바라본 홍콩의 진짜 맛을 찾아서 말입니다. 북적이는 도심, 쇼핑 천국으로 기억되던 홍콩의 또 다른 얼굴을 우리 함께 만나볼까요?


# 홍콩의 대학 생활, 홍콩대학교 인근 맛집 투어

생동감 넘치는 삶을 엿보기에 대학가만 한 곳이 있을까요? 1백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대학교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홍콩대학교 지하철역과 이어진 캠퍼스에는 곳곳에 테이블, 벤치 등을 마련해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교 앞 레스토랑 포키(Po kee, 波記燒臘粉麵店)가 사랑받습니다. 돼지, 오리, 거위 고기를 화덕에 구운 쫄깃쫄깃 담백한 바비큐가 이곳의 대표 메뉴인데요. 바비큐 고기를 국물이 있는 녹두 국수에 얹거나 밥 위에 올려 주문할 수 있답니다. 쫄깃한 살코기와 바삭한 껍질 그리고 달콤한 소스를 얹어 먹는 순간! 홍콩에서의 대학 생활을 꿈꾸게 될 거에요.


홍콩대학교에서 동쪽 방향 트램으로 10분 이동하면 나타나는 레스토랑 신오룡(New Five Dragon Restaurant, 新五龍粥麵茶餐廳)은 주머니 가벼운 학생에게 최고의 선택이죠. 한국의 김밥 전문점과 같은 이곳은 완탕 수프부터 콘지 그리고 샌드위치에 이르기까지 수십가지 메뉴를 갖추고 있답니다. 신오룡 레스토랑과 5분 거리의 호이온 카페(Hoi On Café, 海安咖啡室) 또한 현지 학생들이 사랑하는 곳인데요. 프렌치토스트와 버터를 듬뿍 넣은 번 그리고 햄 라면까지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스낵 메뉴를 갖췄답니다. 진하고 달콤한 밀크티도 빼놓지 마세요!


# 홍콩의 가로수길, 올드타운 탐험

하늘로만 치솟던 홍콩에서 최근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올드타운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드타운은 센트럴 지역의 태평산 주변을 지칭하는 이름인데요. 같은 홍콩 그것도 도심 중앙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지역이죠. 오래된 벽과 작은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이곳에서는 다양한 편집숍에서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답니다. 블루 컬러 간판의 인비트윈(Inbetween)에서는 빈티지 액세서리와 소품을, 에이스타일(a.style)에서는 유럽 디자이너의 가구와 소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드타운에서는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카페에 꼭 들러야 합니다. 중국 차에 매료된 대만의 변호사가 카페 오너로 변신해 문을 연 티카(Teakha)는 지금 홍콩의 가장 핫한 카페 중 하나죠. 홍차, 인양차, 호지차, 우롱차 등 오너가 직접 발품 팔아 공수한 차 메뉴를 갖췄습니다. 홍콩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보 이노베이션에서 일하던 셰프가 독립해 문을 연 리틀바오(Little Bao)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요. 홍콩을 필두로 런던, 방콕에도 분점을 둘 만큼 명성이 자자하죠. 이곳의 대표 메뉴는 중국식 찐빵 번으로 만든 버거 바오. 중국식 양념을 한 삼겹살 바오, 쓰촨 페퍼가 들어간 치킨 바오 등 홍콩 음식의 정체성 또한 간직하고 있답니다. 올드타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타이청 베이커리(Tai Cheong Bakery, 泰昌餅家)를 만날 수 있는 번화가가 이어지니 홍콩의 대표 간식인 에그타르트 또한 놓치지 마세요!


# 홍콩 가족의 주말, 차찬탱과 얌차 문화

식당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된 홍콩 가족은 집에서 요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 에디터를 놀라게 했습니다. 대신 차찬탱 카페에서 아침을, 얌차 식당에서 차와 딤섬으로 점심을 해결한다고 전했죠. 프렌치토스트, 스크램블에그 등의 서양식과 국수, 덮밥 등의 중식 메뉴를 판매하는 차찬탱 식당은 홍콩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데요. 점심 또는 점심과 저녁 사이에 차와 딤섬을 함께 먹는 얌차 식당 또한 홍콩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 문화입니다.


란퐁유엔(Lan Fon Yuen, 蘭芳園) 은 홍콩의 차찬탱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밀크티, 인양티(차와 커피가 혼합된 음료), 레몬티 등의 음료 메뉴와 프렌치토스트, 연유와 버터를 바른 번 등이 대표 메뉴죠. 홍콩 가족의 주말 점심은 린흥귀(Lin Heung Kui, 蓮香居)에서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답니다. 린흥귀는 테이블 사이로 오가는 카트에서 원하는 딤섬을 골라 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얌차 식당인데요. 새우 살이 탱글탱글한 하가우, 부드러운 쌀 피에 돼지고기를 넣은 창펀, 양념된 돼지고기를 넣은 찐빵 차슈바오 등 무엇을 골라도 실망시키지 않는답니다. 합석이 기본인 이곳에서는 마작을 두거나 신문을 읽는 등 홍콩인의 일상을 가까이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죠. 중국 음식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면 치, 하우스 오브 시추안(Qi, House of Sichuan)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탄탄멘, 그린빈스 볶음 등의 메뉴로 쓰촨 지역의 고추와 후추를 듬뿍 넣은 얼얼한 매운맛에 도전해보세요!


# 홍콩의 여름 휴가, 디스커버리 베이

바다로 둘러싸인 홍콩의 매력에 해변이 빠질 수 없겠죠? 아름다운 해변을 보유한 홍콩 사람들은 휴가 시즌에도 해외로 떠날 필요가 없죠. 그중에서도 디스커버리베이는 리펄스베이, 스탠리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깨끗한 타이팍 해변과 이국적인 레스토랑과 카페로 홍콩 현지인에게 더 사랑받는 곳입니다.


홍콩 센트럴 페리 터미널에서 30분 거리인 디스커버리로 반나절 여행을 떠나 보았습니다. 해변에서 먹을 음료와 간식거리는 페리를 타기 전에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홍콩 곳곳에 있는 마트 퓨전(Fusion)을 추천하는데요. 음료와 스낵뿐 아니라 롤, 샐러드 등의 델리 메뉴까지 없는 것이 없죠. 금강산도 식후경! 페리 티켓인 토큰을 구입해두고 페리 터미널과 이어진 IFC몰의 레이 가든(Lei Garden)을 찾았답니다. 겉은 바삭 촉은 촉촉한 돼지고기 바비큐, 육즙이 풍부한 소룡포는 먹자마자 미소가 지어졌죠. 디스커버리 베이에서 신나게 물놀이와 태닝을 즐기고 나니 발길은 자연스럽게 작스(Zak’s)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타이팍 해변을 바라보며 이탤리언, 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커리 향이 은은한 싱가포르식 볶음국수, 새콤달콤한 태국식 치킨 샐러드를 추천합니다.


# 홍콩의 동대문, 침사추이

우리가 동대문이나 명동에서 신나게 쇼핑을 즐기듯, 홍콩 사람들은 코즈웨이베이와 침사추이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쇼핑을 즐기는데요. 코즈웨이베이에는 대형 쇼핑몰이 즐비해 있고, 침사추이에는 작은 상점과 야경이 아름답죠. 쇼핑 스폿 중에서는 홍콩의 가장 큰 서점인 청핀서점(Eslite)이 있는 하이산 플레이스, 18층에 아웃렛 바자(Bazaar)가 있는 타임스퀘어를 추천합니다.


쇼핑에 지칠 때면 디저트가 반짝 힘을 내게 해줄 거에요. 이슌밀크컴퍼니(Yee Shun Milk Company, 港澳義順牛奶公司)의 밀크 푸딩은 우유의 고소하고 농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사랑에 빠지고 말죠. 홍콩을 대표하는 망고 디저트 브랜드 허유산(Hui Lau Shan, 許留山)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겠죠? 코즈웨이베이에서 디저트와 스트리트 푸드로 배를 채웠다면 침사추이의 성림거(Sing Lum Khui, 星林居)가 얼큰한 국물로 속을 풀어준답니다. 성림거의 대표 메뉴 중국 윈난식 쌀국수는 여행이 끝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게 하는 중독적인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프랑스의 문학가이자 철학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입니다. 새로운 음식에 기꺼이 도전하는 미식 모험자가 되어, 매력적인 도시 홍콩의 현지인이 되어 홍콩을 다시 바라보면 어떨까요?






EDITOR & PHOTOS LEE JI S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