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부는 날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이 더욱 생각납니다. 이렇게 차를 마시다보면 티타임을 더욱 분위기 있게 연출해줄 티포트(찻주전자)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20~40대가 갖고 깊은 티포트 제품로 꼽는 브랜드는 웨지우드와 로얄 코펜하겐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웨지우드와 덴마크를 대표하는 로얄 코펜하겐은 18세기에 처음 생산되어 왕족과 귀족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웨지우드는 은은한 파스텔 톤 유색 컬러와 우아한 꽃과 새 패턴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반면, 로얄 코펜하겐은 화이트와 블루라는 고귀한 컬러로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각기 다른 특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7~18세기 당시 유럽에서는 도자기를 ‘하얀 금’이라고 부를 만큼 가치가 높았고, 특히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에서 들어온 흰 자기는 희고 매끈하고 우아한 생김새 때문에 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었죠. 당시에는 도자기를 자체 생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가의 부강함과 뛰어난 기술,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는 일이어서 영국의 웨지우드,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은 국가의 자부심을 높여주기도 했답니다. 자, 그럼 영국의 차 문화를 상징하는 웨지우드와 덴마크 왕족의 기품을 고스란히 담아낸 로얄 코펜하겐의 티포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1_영국 vs 덴마크, 도자 브랜드의 시작
웨지우드 _ 1759년, 영국 청년 조샤이어 웨지우드의 도전
조샤이어 웨지우드는 ‘영국 도예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다양한 점토 연구와 실험을 통해 웨지우드는 물론, 영국 도자기 산업을 발전시킨 주인공이랍니다. 그리고 퀸즈웨어, 블랙 바살트, 자스퍼로 대표되는 웨지우드의 대표적인 유색 도자기 재질을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창조적이고 활동적인 사업가이자 여러 예술을 후원하던 문화 애호가였던 그는 영국 리버풀의 거상 토마스 벤틀리를 만나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동시에 사업 파트너십까지 맺게 됩니다. 이들의 협업은 웨지우드 특유의 신고전주의 스타일을 완성시키며 풍성한 자기 장식품과 테이블웨어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이들로 인해 영국의 차 문화와 특유의 로맨틱하면서도 우아한 티포트 디자인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죠.
로얄 코펜하겐 _ 1775년, 덴마크 황태후의 후원으로 출발
로얄 코펜하겐은 1775년, 덴마크의 줄리안 마리 황태후의 후원으로 시작된 왕실 도자기 업체였습니다. 약 100년간 왕족에 의해 운영되어온 이 도자기 공장은 1868년에 이르러 민영화되지만 여전히 덴마크 왕실의 이름과 특권을 보유하게 되지요. 1885년, 젊은 건축가이자 화가였던 아놀드 크로그가 이곳의 아트 디렉터로 임명됩니다. 그는 로얄 코펜하겐의 디자인을 새롭게 진화시키라는 임무를 맡았고, 오랜 연구 끝에 아시아의 도자기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유약 아래에 그림을 그리는 ‘언더글레이즈 채색 기법’을 발전시켜 티포트를 비롯한 테이블웨어에 적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로얄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기법과 디자인이 되었답니다.
2_브랜드 로고
웨지우드 _ 특유의 기술력 ‘자스퍼웨어’를 담다
1700년대, 웨지우드가 수천 번의 실험을 거쳐 완성한 무광 유색 스톤웨어인 자스퍼웨어는 웨지우드만의 독특한 기술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그래서 웨지우드의 로고 위 W 글씨 안에도 자스퍼웨어로 제작된 포틀랜드 화병이 마치 장식처럼 그려져 있답니다.
로얄 코펜하겐 _ 세 개의 해협을 품다
세 줄의 푸른 물결 모양이 디자인된 로얄 코펜하겐의 로고는 바다를 뜻합니다. 바로 덴마크를 감싸고 있는 대벨트 해협, 소벨트 해협, 외레순 해협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죠. 이렇듯 로얄 코펜하겐은 덴마크 왕가의 위엄과 국가를 상징하는 도자기임을 푸른 물결로 드러내고 있답니다.
3_초창기 매장
고전 문화와 르네상스 문화에 심취하고 유럽 각지와 아시아를 넘나드는 세계 여행에 대한 열망에 높았던 18세기, 웨지우드는 이러한 열망을 도자기에 고스란히 담아내어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영국 중부 지방인 스태퍼드셔(Staffordshire)의 버슬렘(Burslem)이 도자기의 중심지였지만, 훗날 웨지우드는 발라스톤(Barlaston)에 새로운 공장을 열어 현대적인 방식을 가미한 도자기를 생산하게 됩니다.
로얄 코펜하겐 _ 전시회를 열었던 초창기 매장
18세기 당시 로얄 코펜하겐 매장은 덴마크에서 가장 현대적인 장소 중 한 곳이었습니다. 첫 매장은 공장 2층에 마련되었는데, 덴마크 캐롤라인 공주가 혼수로 마련한 식기 전시회 등 왕가 관련 특별 전시를 비롯하여, 다양한 전시회가 자주 열렸습니다. 일반 전시회 수익금은 공장의 빈민 구제 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요. 아트 디렉터 아놀드 크로그의 진두지휘 아래 만들어진 도자기가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후에는 런던, 파리, 뉴욕 등에 상점을 오픈하며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답니다. 런던의 본드 스트리트 매장이 대표적인 해외 매장 중 하나였지요.
4_장인 정신을 담은 수작업
영국 발라스톤의 웨지우드 공장에서는 물레 성형, 주형, 장식 기술 등 전통적인 도자 기법에 현대적인 기술까지 도입해 티포트를 비롯한 도자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제조 과정의 핵심은 바로 웨지우드만의 전통적인 숙련공 프로그램입니다. 이것은 웨지우드의 최고급 제품 제작에 필요한 뛰어난 장인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한 제도로, 견습공으로 입문해 장인이 되기까지는 약 10년간의 집중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해요. 웨지우드가 18세기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품질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탄탄한 기술력과 전통에 대한 이해를 고루 갖춘 장인들 덕분이랍니다.
로얄 코펜하겐 _ 1천 번이 넘는 붓질의 결과
블루 플루티드 시리즈는 1197번의 붓질을 하는 장인의 손길을 거칩니다. 그리고 하나의 티포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 반죽으로 몰딩, 핸드 페인팅, 굽기, 유약 처리, 포장 과정까지 무려 30여 명 장인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필요하답니다. 많은 사람이 로얄 코펜하겐의 자기를 수집하고 애용하는 이유가 바로 자기 하나하나에 깃든 기품, 그 기품을 이어나가기 위한 장인들의 노력에 있습니다.
5_여성의 감성을 표현하는 비주얼 이미지
웨지우드 _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여인들의 시간
웨지우드는 특유의 고전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이미지는 광고에서도 이어나갑니다. 특히 무광 유색 자기 라인인 ‘자스퍼웨어’를 세트 배경으로 되살린 광고 이미지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지요. 또한 웨지우드의 초창기 패턴의 주요 모티브인 꽃과 새와 유사한 배경 벽지를 활용한 티 제품 비주얼 이미지도 눈길을 끕니다. 이렇듯 유구한 역사를 대표하는 제품을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배경과 분위기로 녹여내는 것이 웨지우드 광고 이미지의 특징이랍니다.
로얄 코펜하겐 _ 테이블 위의 기품 있는 만찬
로얄 코펜하겐은 차분하고 운치 있는 테이블의 이미지를 내세웁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왕가에서 후원해 출발한 브랜드의 정체성, 화이트와 블루가 어우러진 고귀한 컬러가 더욱 강조됩니다. 지난 2015년, 240주년을 맞이해 제작한 연간 카탈로그에서는 18세기 덴마크 유화를 모티브로 한 모델과 제품 컷을 선보이기도 했지요. 만찬의 모양새는 갖췄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티 테이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도 로얄 코펜하겐 찻주전자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와 주요 이미지 속에서 조니 뎁이 들고 등장하는 티포트가 바로 그것이지요!
6_대표 티포트 제품
- 1.
웨지우드 퀸 오브 하트 티포트. 19만8천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
- 2.
웨지우드 플로렌틴 터콰즈 티포트. (S)51만8천원, (L)78만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
- 3.
웨지우드 데이지 티스토리 티포트와 케이크 스탠드, 티컵 세트 시리즈. 티포트 (S)21만원, (L)25만원, 티컵&받침 12만원, 2단 케이크 스탠드 22만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
- 4.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 티포트. (S)29만원, (L)39만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
- 5.
웨지우드 쿠쿠 티스토리 티포트. (S)21만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
- 1.
로얄 코펜하겐 블루 플루티드 플레인 티포트. (350ml)31만원, (700ml)40만원, (1L)48만원. 본점, 강남점, 경기점, 센텀시티.
- 2.
로얄 코펜하겐 프린세스 티포트. (700ml)26만원, (1L)30만원. 본점, 강남점, 경기점, 센텀시티.<
- 3.
로얄 코펜하겐 블루 플루티드 메가 티포트. (350ml)31만원, (1L)33만원. 본점, 강남점, 경기점, 센텀시티./p>
- 4.
로얄 코펜하겐 블루 플루티드 플레이스 티포트. (1L)96만원. 본점, 강남점, 경기점, 센텀시티.
- 5.
로얄 코펜하겐 화이트 플루티드 티포트. (350ml)16만원, (700ml)21만원, (1L)24만원. 본점, 강남점, 경기점, 센텀시티.
EDITOR CHO MIN JOUNG
PHOTOGRAPHER PARK JAE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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