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겨울의 차가움을 뒤로하고 봄의 설렘을 만끽할 2016년 S/S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에서는 어김없이 각자의 개성을 가득 담은 컬렉션을 선보였죠. 다소 제한적이었던 겨울 옷감과 실루엣에서 벗어나, 계절의 변화를 맞이한 이번 시즌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베이식과 내추럴입니다. 봄이나 여름이 오면 더욱 강렬한 형태나 색상으로 존재감을 뽐내려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실루엣과 색감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볼리올리와 라르디니, PT01은 몸의 곡선에 따라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재킷과 팬츠를, 까르미나는 포멀한 형태에 자연스러운 브라운 계열을 적용해 베이식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감각적이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미스터앤미세스이태리와 하이더 아커만도 그동안 선보였던 무드에 비해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각광 받는 골프 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 역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를 적용해 이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했습니다. 다가오는 2월에는 내추럴하고 기본적인 제품들로 인위적이지 않은 본연의 멋을 표현해 보세요.
1. 자연스러운 색감이 돋보이는 이탈리아 클래식 캐주얼 재킷, 볼리올리
사진 l 볼리올리 by 분더샵(클래식) 옅은 베이지 컬러의 더블 브레스트 버튼 재킷. 1백5만원. 독특한 색감이 돋보이는 재킷. 1백5만원. 모두 본점, 강남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클래식 캐주얼 브랜드 볼리올리는 매 시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볼리올리의 의류는 고급스러운 재단이나 섬세한 마감 등 장점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볼리올리만의 자연스러운 색감입니다. 볼리올리는 가먼트 다잉이라는 특수 기법을 이용하여 의류를 제작하고 있는데, 이 기법이 브랜드 특유의 독특한 색감을 완성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먼트 다잉이란 형태가 완성된 옷을 통째로 염색하는 기법을 뜻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옷은 염색된 원단을 가공해서 만든 옷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느껴지죠. 게다가 강렬한 색감의 옷보다 얼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한층 깔끔한 인상을 완성해 주기도 해요. 조금 더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짙은 녹색의 재킷을, 경쾌한 옷차림이 끌린다면 회색과 하늘색이 오묘하게 섞인 재킷을 매치해 보세요. 진중한 이미지의 소유자라면 더블브레스티드 버튼에 플랩 포켓으로 이루어진 포멀한 재킷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클래식한 형태와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스페인 구두, 까르미나
사진 l 까르미나 by 분더샵(클래식)짙은 브라운 컬러의 테슬 로퍼. 57만원. 짙은 버건디 컬러의 하프 브로그 슈즈. 57만원. 오렌지 브라운 컬러의 유팁 슈즈. 57만원. 모두 본점, 강남점.
까르미나는 클래식한 생김새만큼이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구두 전문 브랜드입니다. 1866년 설립자 마티아스 푸하다스가 섬세한 테일러링 기법을 기반으로 하여 마요르카 지역에 설립했죠. 그 이후로 무려 6대째 그의 후손들이 가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까르미나의 디자인은 고전적인 형태에서 출발해 세련된 디테일로 완성됩니다. 쉽게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컬러의 구두가 출시되기 때문에 평범하고 엇비슷한 색의 구두에 싫증을 느낀 남성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브랜드죠. 구두는 남자의 옷차림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해요.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인 옷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구두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밑단이 좁거나 짧아 발목이 드러나는 팬츠엔 태슬이 달린 로퍼를, 패턴이 없는 어두운 계열의 슈트에는 세련된 오렌지 브라운 컬러의 유팁 슈즈를 신어보세요. 버건디 색상의 구두는 매치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옅거나 짙은 회색의 슈트에 신으면 마법처럼 쉽게 멋스러운 옷차림이 완성됩니다.
3. 럭셔리와 캐주얼을 한 번에, 미스터앤미세스이태리
사진 l 미스터 & 미세스 이태리 캐주얼한 네이비 밀리터리 재킷. 2백17만원. 하늘색 퍼가 돋보이는 데님 재킷. 1백97만원.
풍성한 퍼 장식으로 언제 어디서든 시선을 사로잡는 미스터앤미세스이태리. 새로운 컬렉션은 기존의 제품보다 조금 더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디자인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베이식한 여러 가지 종류의 아우터에 색색의 퍼가 트리밍되어, 어떤 옷에 매치해도 캐주얼하고 럭셔리한 느낌을 낼 수 있죠. 이번 시즌에 선보이는 제품들은 적당한 두께로 쌀쌀한 날에는 조금 더 두꺼운 겉옷과 레이어링 해 입을 수 있고, 따뜻한 날에는 경쾌한 분위기의 아우터로 활용할 수 있어요. 트리밍된 퍼의 색상이 너무 밝거나 튀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걸을 때마다 살랑거리는 결이 부담스럽지 않게 얼굴을 감싸주어 인상을 더욱 환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오래도록 베이식하게 입고 싶다면 짙은 색의 야상에 차분한 색의 퍼가 가미된 밀리터리 재킷을, 조금 더 발랄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옅은 색의 퍼가 어우러진 데님 재킷을 선택해 보세요.
4. 입는 사람을 배려한 팬츠, PT01
사진 l PT01 by 분더샵(클래식) 깔끔한 베이지 컬러의 슬림핏 팬츠. 43만원. 옅은 격자 무늬가 돋보이는 네이비 스트레이트 핏 팬츠. 49만원. 모두 본점, 강남점.
‘트라우저의 교과서'라고도 불리는 PT01은 패션에 관심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트라우저만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브랜드이니만큼, 완벽한 핏을 구현해낸 것이 그 인기의 비결이죠. 다양한 컬러와 군더더기 없는 라인 등 PT01 팬츠의 매력은 끝이 없지만, PT01의 마니아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베이식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이에요. PT01의 기본 트라우저를 잘 살펴보면 입는 이를 배려한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허리 부분에 밴딩 처리를 하거나,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움직임이 편하도록 만들었죠. 깔끔한 일자 라인을 즐겨 입는다면 셰이드나 베를린 등 스트레이트 핏을, 멋스러운 슬림 라인을 즐겨 입는다면 잠보와 같은 슬림 핏을 선택해 보세요.
5. 패셔너블 골프웨어, 마크앤로나
사진 l 마크앤로나 분홍색의 로고와 연두색의 프린트가 잘 어우러진 후드집업. 49만원대. 본점, 강남점, 경기점, 광주점, 센텀시티점 입고 예정.
연령대에 관계없이 젊고 세련된 감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골프 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 역시 이번 시즌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로 필드를 화사하게 장식할 예정입니다. 마크앤로나는 개성 넘치는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츠무라 토모야키가 2008년 론칭한 후로, 다소 딱딱했던 기존 골프 웨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다양한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뿐 아니라 몸의 움직임을 살펴 만든 패턴으로, 운동이나 활동 시에 특히 편안합니다. 상의에 이렇게 큼직한 프린트의 골프 웨어를 입었다면, 하의에는 조금 더 깔끔한 단색의 팬츠나 스커트를 매치해 보세요. 위아래를 같은 색상으로 맞춰 입는 것보다 한 쪽에만 포인트를 주면 더욱 세련되고 패셔너블한 필드 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6.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슈트, 라르디니
사진 l 라르디니 by 분더샵(클래식) 짙은 회색의 핀 스트라이프 슈트. 1백95만원. 독특한 질감의 다크 블루 재킷. 1백만원대. 모두 본점, 강남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르디니의 슈트는 언제 보아도 정갈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르디니를 이끌어온 안드레아 라르디니가 이탈리아 장인 협회의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섬세한 퀄리티 또한 짐작이 가죠. 실제로 400여 명에 이르는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라르디니 슈트는 엑스레이를 통해 1mm의 오차까지도 잡아낼 정도로 철저한 품질 관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 디자이너들의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지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슈트가 만들어지죠. 라르디니의 새로운 컬렉션 역시 트렌드에 걸맞게 자연스럽고 베이직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꽃 모양의 부토니에가 없는 대신, 단춧구멍 디테일이 더해져 클래식한 매력을 더하고 있죠. 슈트가 자로 잰 듯 정갈한 반면, 재킷은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치노 팬츠에 매치하면 캐주얼한 오피스룩이 되고, 데님 팬츠에 매치하면 스타일리시한 데일리 룩이 되죠. 좋은 구두로 라르디니의 우아한 매무새를 완성하면 더욱 멋스럽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7. 자연스러운 컬러와 감각적인 디자인의 믹스매치, 하이더 아커만
사진 l 하이더 아커만 멋스러운 카키 브라운 재킷. 1백89만원. 강남점.
하이더 아커만은 2003년, 파리 컬렉션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그는 구조적인 디자인과 여성스러운 디테일의 믹스매치로 순식간에 패션계의 유명 인사가 되었죠. 그의 디자인에는 상반되는 것에 관한 철학이 숨어 있습니다. 그의 옷에는 럭셔리와 스트리트를 한곳에 불어넣는 대담함, 부드러운 것과 건축적인 것의 대비가 담겨있죠. 하이더 아커만은 ‘차세대 이브 생 로랑' 으로도 불리며 서서히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왔고, 이내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번 시즌 하이더 아커만의 제품에는 기존의 강렬했던 패턴 대신, 좀 더 자연스럽고 빈티지한 색상이 적용되었습니다. 나무를 연상케 하는 카키 브라운의 재킷은 다소 화려했던 기존 컬렉션과 달리 일상에서 입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죠. 하이더 아커만은 특유의 레이어링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니, 컬렉션 컷을 참고해 연출하면 더욱 손쉽게 멋진 룩을 완성할 수 있어요.
PHOTOGRAPHER RYU HYUN Y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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