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부터 고운 단풍까지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1년 동안 정성으로 가꾼 햇과일은 빼놓을 수 없는 가을의 기쁨이죠. 이 가을, 놓치지 말고 먹어야 할 햇과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맛있게 다르다! 햇사과 #APPLE
단풍처럼 빨갛게 익은 사과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과일인데요. 수확 시기에 따라 다양한 품종으로 나뉩니다. 가장 흔하게 알고, 먹어온 사과 품종이라 하면 ‘부사’입니다. 단맛과 신맛, 아삭한 식감과 풍부한 과즙의 조화가 골고루 풍부한 것이 특징인데요. 제철 부사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과즙이 입안을 가득 적시며 기분을 화사하게 해줍니다.
최근에는 부사 외에도 다양한 품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과는 빨갛다’는 편견을 깬 ‘시나노골드’는 노랗다 못해 황금빛이 돌아 ‘금사과’라고도 불립니다. 특히 황금빛 껍질은 두께가 얇아 껍질째 먹기 좋고, 무엇보다 깨물었을 때 사과에서 열대 과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새빨간 껍질의 ‘양광’은 유난히 새하얗고 달콤한 과육을 가지고 있어 동화책에서 보았던 사과처럼 탐스럽습니다. 먹기보다 감상이 하고 싶을 정도죠. 이 외에도 경북 문경에서 재배하는 ‘감홍’은 재배 과정이 까다로워 수확량이 많지 않은 고급 품종입니다. 풋사과 같은 싱그러운 향과 함께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뛰어나, 한 번 맛보면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층 품격 있게 햇사과의 맛을 즐기는 방법
#RECIPE #APPLECHUTNEY #BACON #GUANCIALE
햇사과는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먹는 방법을 조금만 바꾸면 훨씬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죠. 잘게 썬 사과로 만드는 애플 처트니는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활용할 수 있고, 특히 돼지고기와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잘게 썬 사과에 각종 견과와 건과, 버터, 설탕, 시나몬 파우더, 너트멕 파우더, 레몬즙, 애플 사이다를 한데 넣고 졸이면 구운 삼겹살부터 베이컨, 관찰레까지 곁들이기 좋은 소스가 되죠. 이때 사과는 풋내나 텁텁한 식감은 없으면서 새콤달콤한 풍미를 지닌 부사나 시나노 골드가 좋습니다.
과일 향이 나는 견과류, 햇밤 #CHESTNUT
밤은 견과이지만 생으로 먹으면 달큰한 과즙에 기분 좋은 과실의 산미가 느껴지는데요. 언뜻 꽃향기가 스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익히면 익힐수록 고소하고 보드라운 단맛이 나죠. 물에 담가 삶으면 수분을 촉촉하게 머금어 익힌 과일을 먹는 느낌이 나지만, 칼집을 내 불에 구우면 불 향이 살짝 입혀지며 견과류 특유의 부드럽고 둥근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밤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주로 나는 데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밤이 크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합니다. 밤은 특유의 보드라운 맛과 향은 물론 넉넉한 과육 때문인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요리 재료로도 널리 활용하는데요. 서양에서는 빵을, 동양에서는 떡을 주로 빚어왔습니다. 밀가루나 쌀가루 대신 밤 가루를 넣고 빚은 빵이나 떡은 구수한 풍미가 배가되어 그 속에 코를 묻고 잠자코 냄새를 맡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밤을 새워도 모자란 밤의 반전 매력
#RECIPE #CINNAMON #BUTTER
밤을 활용한 요리는 무궁무진합니다. 그 중에서도 시나몬 버터 밤 조림은 밤을 단순히 삶거나 굽는 것과 비슷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훨씬 더 완성도 높은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이죠. 버터를 녹인 팬에 껍질을 벗긴 밤과 설탕, 시나몬 파우더를 올려 한 데 버무리며 서서히 익혀주면 끝입니다. 설탕 옷을 입어 표면이 반들반들해진 밤에 은은하게 스며든 계피 향은 그 자체로 가을의 향취가 물씬 풍기죠.
싱그러우면서 그윽한 맛, 햇대추 #JUJUBE
아직도 대추를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로만 알고 계셨다면 많이 놀라실 것 같은데요. 대추는 삼국시대부터 귀한 과일로 대접받아 왔을 뿐 아니라 조선 시대에는 강렬한 붉은색과 씨가 하나라는 점 덕에 왕을 상징하는 과일이었습니다. 요즘에야 대추 하면 말린 대추만 떠올리지만 생과 역시 풋풋하고 싱그러운 향부터 그윽한 맛까지 익은 정도에 따라 풍미가 확확 달라지는 과일이기도 하죠.
대추는 품종을 불문하고 당도가 30 Brix를 웃도는 과일로, 이는 우리가 아주 달다고 여기는 사과 당도의 2배에 해당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추가 그저 달기만 한 과일은 아닙니다. 생대추에서도 껍질이 적갈색으로 바뀌기 시작한 부분은 진한 단맛과 함께 대추 특유의 그윽한 향이 나는가 하면, 덜 익어 푸르스름한 부분은 싱그러운 풋내가 나는 게 흡사 풋사과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죠. 반면에 완전히 잘 익은 대추에서는 달고 맵고 쌉쌀한 복합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는데 캐러멜의 풍미까지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얼굴을 지닌 이 매력 넘치는 과일은 요리에 활용했을 때 서로 다른 개성을 더해줍니다.
풍미만큼 다양한 햇대추 활용법
#RECIPE #FETACHEESE #SALAD
풋풋한 향에 아삭한 식감, 새콤달콤한 맛까지 청사과의 뉘앙스가 그대로 살아있는 대추는 샐러드로 즐겨도 좋습니다. 씨를 제거한 대추를 큼지막하게 썰어 루콜라 등의 잎채소에 듬성듬성 썬 페타치즈와 함께 올린 후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두르면 한 끼로 손색없는 샐러드가 됩니다. 특히 올리브유의 싱그러운 향이 생대추의 풋풋한 향을 끌어내는데 큰 몫을 하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고를 때 참고해주세요.
지금까지 가을에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햇과일과 함께 그 맛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이색 레시피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이 계절이 가기 전, 가까운 신세계백화점에서 차곡차곡 품어온 계절의 맛을 놓치지 말고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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