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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방콕의 밤에 취하다

19세기 유럽 열강 속에서도 식민지화의 위기를 벗어나 입헌군주국으로 발족한 타이왕국. 타이어로 ‘자유’를 의미하는 국명으로 바꿀 만큼 자주적인 국민들이 이룩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닐까요? 관광지라는 화려함 이면 뒤에 굳건히 자리한 역사를 기반으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온 태국. 그 중에서도 수도 방콕은 여행자들의 성지로 각광받는 세계적인 도시로 손꼽힙니다. 길을 걷다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사원에서 기도를 올리다가도 소박한 웃음으로 이방인을 맞이하는 따뜻한 사람들과 홍콩의 뒷골목이 갖는 운치, 뉴욕의 시크함이 공존하는 곳. 이처럼 시시 각각 다른 모습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의 매력이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게 아닐까요? 그 중에서도 세계 F&B 문화를 선도하는 방콕 바 문화를 경험하고 왔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방콕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지금 공개할게요.


# rooftop #루프탑 #nightview

방콕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들러보게 될 루프탑 바.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바람, 방콕의 야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 바는 화려한 모습으로 낯선 여행지에서의 이국적인 밤을 약속합니다. 센테라 호텔 55층에 위치한 Red Sky 레드 스카이는 매 순간 색이 바뀌는 타원형 구조물이 상징적인 대표적인 루프탑 바예요. 분위기에 취하고 야경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는 루프탑 바. 트렌디한 분위기 가운데 흥겨운 밤을 보내고 싶다면 강추!

*루프탑을 즐기기 위한 소소한 팁
대부분의 루프탑 바에는 드레스코드가 있습니다. 규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은 입장이 제한된다는 점 기억하세요. 또 하나의 팁!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경우에는 해피 아워를 이용해보세요. 보통 오후 5~7시까지이며 칵테일 1+1이나 맥주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검색은 필수겠죠? 여성 여행객이라면 수요일에 진행하는 레이디스 나이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겠네요. 입장료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 speakeasy #스피크이지 #hiddenplace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스피크이지바는 1919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 금주령 시대 단속을 피해 달빛 아래 숨어 은밀하게 술을 마시던 술집을 일컫는 데서 유래한 바의 형태입니다. 이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바는 가장 트렌디한 형태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글로벌한 F&B문화를 이끌고 있는 도시답게 어느 곳 하나 비슷한 컨셉이 없는 차별화 전략이 인상적이었던 스피크이지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촘촘히 살펴보았습니다.


Q&A(큐앤에이)
가장 먼저 들른 Q&A큐앤에이는 스피크이지바답게 꼭꼭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조금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반가운 Q마크! 문을 열고 들어서자 1920년대 뉴욕의 어느 기차 안처럼 꾸며진 공간덕에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곳은 월별로 바뀌는 칵테일 리스트가 특징으로 클래식한 칵테일을 재해석해 색다른 맛을 선사하는데 위스키 베이스의 칵테일이 압권이었습니다. 직접 인퓨징한 다양한 리큐어로 이전까지 마셨던 칵테일과는 전혀 다른 미각을 깨워주는 곳!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칵테일의 맛은 감히 지금껏 맛보았던 칵테일과는 비교를 거부한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며 생경한 재료를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는 손님에게 넌지시 메뉴를 추천하는 바텐더의 섬세함까지. 무엇을 마실지 고민하고 들어서는 손님을 위한 해답을 제시한다는 상호의 의미처럼 정답!을 외치게 될 Q&A 였습니다.

Lockerroom(락커룸)
건물 앞을 몇 번이나 서성이던 끝에 겨우 발견한 라커룸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흥미를 자아냅니다. 스피크이지바의 명성에 걸맞게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체육관의 라커룸처럼 생긴 문의 퀴즈를 풀어야 했으니까요. 몇 번의 시도 끝에 아리송한 입구를 지나 들어선 내부에는 스타일리시한 방콕 현지인들과 외국인들로 북적였습니다. 스피크이지 바 치고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 라커룸은 현지인들의 아지트답게 확실한 개성을 지닌 손님들이 공간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칵테일 메뉴를 알아보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놓은 메뉴판을 들여다 보며 메뉴를 고르는 동안 어느새 그 곳의 일원처럼 느껴질만큼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라커룸. 방콕의 힙스터들과 함께 모던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락커룸은 탁월한 선택이 되어줄 거예요.

Backstage(백스테이지)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먼저 들렀던 라커룸은 사실 현지인들도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꽁꽁 숨겨진 스피크이지 바인데요. 전날 들렀던 백스테이지바의 친절한 바텐더에게서 추천을 받았답니다. 백스테이지를 이끌고 있는 Neung능은 태국의 방송인 겸 특급 바텐더입니다. 이곳과 라커룸을 운영하며 2017 바텐더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한 그는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친절하게 방콕의 바에 대해 설명해줬습니다. 무대의 뒷편, 백스테이지를 컨셉으로 한 바는 극장의 일부를 재현한 듯 어딘지 모르게 아티스트들의 사랑방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커튼을 젖히고 들어선 공간에는 친근해 보이는 손님들이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어요. 하루를 마무리하며 가까운 친구끼리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밤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훈훈한 풍경을 연출하네요. 실력파 바텐더 능이 상주하니, 칵테일 주문은 그에게 문의하세요.


# chinesebar #conceptbar #teabasecocktail

‘차이니즈바’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이번 바 투어링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DimDim딤딤. 방콕의 바 문화는 이토록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가득합니다. 중국에 와있는 듯한 실감나는 인테리어는 물론, 전통 차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은 딤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바 자리를 제외하면 두 개 정도의 테이블이 전부인 공간에는 차를 우려내 인퓨징한 리큐어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는데요. 향긋한 차를 독특하게 해석한 칵테일을 방콕에서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서울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워질 지경이었답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칵테일을 마시는 것 외에도 작은 공간에서 바텐더들과 이런 저런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며 돌아오는 길에는 다양함이 공존하는 방콕의 바 문화가 유난히 부러웠습니다.


# highsociety #하이소사이어티 #luxbar

마지막으로 소개할 바는 방콕의 하이소사이어티들이 즐겨 찾는 Thaipioka 타이피오카입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타이피오카는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방콕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핫스폿입니다. 형 형 색색의 스포츠카가 즐비한 입구를 지나면 뉴욕이나 런던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여러 명의 바텐더가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는 바 자리에는 다양한 술을 즐기는 손님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을 지닌 친구들끼리 프라이빗하게 술자리를 즐기기에 타이피오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을 선사합니다. 클래식한 메뉴를 비롯해 수십 가지 싱글 몰트 위스키, 신선한 과일을 활용해 만든 칵테일에 데코레이션까지 완벽함을 추구하는 타이피오카의 럭셔리한 분위기를 즐겨보세요.


# 방콕의 낮은 밤보다 맛있다

진한 풍미의 위스키, 알싸한 칵테일과 함께 한 밤이 지나고 방콕의 아침이 밝아오면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다시 분주해집니다. 미식의 도시로 둘째가라면 서운한 방콕의 먹거리! 빠질 수 없겠죠? 빠듯한 일정 중에 꼭 들러야 할 맛 집을 엄선했으니 방콕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주목하세요.


Soulfood Mahanakorn(소울푸드 마하나컨)
맛있는 로컬 음식은 허름한 식당에서만 맛봐야 하나? 라는 질문을 던진 미국 푸드 칼럼니스트에 의해 탄생한 소울 푸드는 바에 온 것처럼 분위기 있는 공간이 특징입니다. 흥겨운 비트가 느껴지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태국 로컬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일까요? 손님의 대부분은 방콕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태국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소울 푸드에 들러보세요. 바 스타일이라 오후 6시부 오픈 하니 참고하세요.

Best of the boat noodle(베스트 오브 더 보트 누들)
방콕의 젊은이들이 매일 먹는 로컬 음식점이 궁금하다구요? 그렇다면 보트 누들을 주목하세요. 보트누들은 과거 배 위에서 국수를 팔곤 했던 것에 유래한 음식인데요. 작은 그릇에 누들과 해산물 요리를 팔아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굵기와 재료가 다른 여러 가지 면에 소고기, 돼지고기, 어묵 등이 들어간 누들은 그릇채 들고 흡입할 정도의 한 입 거리라 여러 개의 그릇을 쌓아두고 먹는 것이 흔한 풍경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부터 로컬 푸드를 사랑하는 여행객까지 다양한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보트 누들에 들러 현지인처럼 즐겨보세요.

Patom organic living(파톰 오가닉 리빙)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면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가 있는 카페로 향해야겠죠? 그 중에서도 꼭 소개하고 싶은 예쁜 카페가 있어요. Patom파톰은 다양한 오가닉 디저트와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 카페랍니다. 통 유리로 되어있는 건물과 뒷 편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이루어진 파톰에서의 여유로운 오후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거예요. 다양한 아로마 제품을 비롯해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샐러드, 소스 등도 판매해 건강한 한끼를 위해서도 손색없는 메뉴를 자랑합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다음 행선지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것도 좋겠죠.


# HOT PLACE

Thonglor 통로로 불리는 방콕의 핫플레이스는 현재 가장 핫한 음식점과 술집, 상점이 즐비한 동네입니다. 거리 전체가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거리이기도 하구요. 한가한 오후, 도시의 활력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통로로 향하세요.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바로 지금 가장 핫한 방콕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일 테니까요.






EDITOR & PHOTOS NOH SEUNG HYO
DESIGNER KIM DA H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