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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수퍼 파워 디렉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 명품 브랜드의 가치와 인기를 좌지우지하는 그들의 움직임은 패션계에서는 꾀나 민감한 이슈로 거론되곤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지도를 지닌 디자이너의 이동에 따라 운명을 달리하는 브랜드의 명암를 지켜보는 것은 때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긴장감이 감돌기도 합니다. 2019년 S/S 시즌을 맞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한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에디 슬리먼의 CELINE

디올 옴므와 생 로랑의 크이에이티브로 활약했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이 피비 파일로의 후임으로 셀린느의 수장에 역임되자 패션계는 한동안 그들의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장식했습니다. 엘리건트한 여성성을 상징하던 셀린느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후임 임명 때문인데요. 에디 슬리먼은 특유의 슬릭하고 반항적인 록큰롤 무드를 고수해왔기에 그가 진두지휘하는 셀린느의 컬렉션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셀린느는 에디 슬리먼의 컬러를 고스란히 덧입었습니다. 스키니한 모델들, 밤새 파티를 즐기다 나온 것처럼 퀭한 모습으로 런웨이를 걸어다니는 모델들은 에디 슬리먼의 페르소나 그 자체였으니까요. 특히 브랜드 최초로 남성복과 오트 쿠튀르, 향수 라인까지 추가되어 더욱 주목 받고 있습니다.


에디 슬리먼의 페르소나들


우아한 여성의 표본이었던 셀린느의 기존 고객들은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 같죠? 하지만 생 로랑을 이끌었던 3년 동안 회사 이익금을 3배나 키운 재능을 보였기에 LVMH그룹의 베르노 아르노 회장의 빅피쳐는 셀린느의 남성웨어 부문을 더욱 확대하고 키우는 것이라고 하니 귀추가 주목됩니다.

✔ 버질 아블로의 LOUIS VUITTON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 ‘오프 화이트’를 론칭한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엔지니어인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버질 아블로. 오프 화이트과 컬레버레이션한 운동화를 사기 위해 유래 없이 늘어선 줄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다면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일텐데요. 루이 비통의 최고 경영자 마이클 버클 회장은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로 그를 낙점했습니다.

“지난 2006년 펜디에서 함께 작업한 이후부터 버질의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큰 관심을 갖고 지벼본 바 있다. 그의 타고난 창의성과 과감한 접근방식은 그릴 패션 세계에서뿐만 아닌 오늘날의 대중문화 전반에서 중요한 인물로 거듭나게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의 미래를 그에게 맡겼습니다.


버질 아블로의 컬러

하우스의 전통 위에 가장 현대적이고 급진적인 아티스트의 감성을 가미한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은 진정성있는 창의성을 강조하며 현시대에 맞는 작품을 그려내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과연 그의 말처럼 모든 컬렉션은 고객들에게 컨템포러리 아트의 오브제 같은 영감을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 게라르도 펠로니의 ROGER VIVIER

여자들에게 구두는 액세서리의 개념을 뛰어 넘는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지닌 로저비비에는 스퀘어 토와 버클 장식만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어떤 옷차림에도 고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로저비비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게라르도 펠로니,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비주얼만큼은 누구보다 강렬하네요.

어린 시절 건축가가 꿈이었던 펠로니는 아버지의 권유로 자연을 묘사하는 자신의 그림 실력을 슈즈 디자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건축과 슈즈 디자인 간의 연결 고리를 발견했어요. 양 쪽 모두 그 안에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는 다방면에 걸친 관심사를 통해 이테리어 디자인 분야를 탐구하거나 앤티크 주얼리를 수집하고 오페라를 직접 부르는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있답니다.


레트로 감성을 담은 슈즈

가족이 운영하는 슈즈 아뜰리에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세계 유스의 패션 하우스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파이에 있는 브랜드의 슈즈를 비롯해 가죽 제품과 액세서리를 디자인해왔습니다. 늘 로저비비에를 디자인의 기준점으로 삼았다는 게라르도 펠라니. 각기 다른 호텔 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컬렉션은 로저비비에라는 견고한 브랜드에 달콤한 상상의 숨결을 불어넣었답니다.




EDITOR NOH SEUNG HYO
DESIGNER KIM JAE 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