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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예술가가 꿈 꾼 사적인 공간

관심 가는 인물의 사적인 공간을 들여다보는 일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매스컴에 공개되는 셀러브리티의 집, 고이 보관된 옛 위인의 집터, SNS에 올라온 인플루언서의 방이 눈길을 끄는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가 있던 자리는 주인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개인의 취향과 성격이 드러나기에 시간이 흘러도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좋아하는 인물의 스타일을 반영해 나만의 공간을 완성하는 것도 근사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유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들의 사적인 공간을 가상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신세계백화점에 도착한 따끈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와 가구들로 말이죠. 살바도르 달리의 침실과 앤디 워홀의 작업실, 마르셀 뒤샹의 욕실 그리고 프리다 칼로의 드레스 룸까지.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상상하나요?

1_살바도르 달리의 침실

스스로를 천재라 부르며 유명한 예술가가 되길 꿈꿨던 살바도르 달리. 바람대로 그와 그의 작품은 실로 파리, 뉴욕, 런던 등 예술의 중심지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화려한 삶을 영위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초현실주의자였던 그는 늘 꿈을 그렸지요. 무의식과 잠재의식에서 영감을 얻었던 달리, 침실에서는 어떤 꿈을 꿨을까요? 그의 침실은 아마 그의 작품처럼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 요소들로 가득했을 거예요. 그 안에서 평생토록 사랑한 여인 갈라와 함께 괴짜로서, 천재 화가로서의 꿈을 그렸을 것 같아요.

2_ 앤디 워홀의 작업실

앤디 워홀만큼 계산적이고 전략적으로 작업을 감행한 아티스트가 또 있을까요? 누구보다 동시대적 이슈에 민감하고 날카로웠던, 놀기 좋아하고 유명해지길 탐했던 그의 성향을 미루어 보았을 때,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겠지요. 그래서인지 ‘팩토리’라 이름 붙인 그의 작업실은 놀이터처럼 즐겁고 유쾌했을 것 같아요.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색색의 기성품과 실용적인 오브제로 가득 채운 채 말이죠.

3_ 마르셀 뒤샹의 욕실

“이제 회화는 망했어. 저 프로펠러보다 멋진 걸 누가 만들어낼 수 있겠어? 말해보게, 자넨 할 수 있나?” 대량생산 시대가 나은 아티스트, 레디메이드의 창시자 마르셀 뒤샹이 했던 말입니다. 몇 년 후 그는 ‘샘’이라 이름 붙인 소변기를 출품해서 엄청난 이슈가 되었죠. 뒤샹이 아직 살아있다면 눈부시게 발전한 오늘날의 모습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평소 게으른 성격을 지니고 ‘무욕의 삶’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공간은 어쩐지 꾸미려는 의욕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저 생애 최고의 걸작을 욕실에 두고, 온통 백색으로 뒤덮는 거죠. 아마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세상엔 멋진 것 투성이야. 지나치다고. 더 이상 아름다운 것이 나올 수 있겠어?”

4_프리다 칼로의 드레스 룸

평생을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압박에 휩싸여 살았던 프리다 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품었던 일생의 비극은 세기의 화가로 거듭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초현실적이면서도 직관적이고, 꿈틀대는 힘으로 가득한 작품은 그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은 그녀만의 세계였지요. 프리다 칼로가 즐겨 그렸던 자화상에서도 볼 수 있듯, 평소 화려한 색채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즐겨 착용했던 그녀의 패션 스타일을 엿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작품 감상 포인트입니다. 그녀의 옷장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채로운 가운과 알록달록한 패턴의 드레스 그리고 만개한 꽃 모양 액세서리로 물든 그녀의 드레스 룸에 대한 그림을 펼쳐봅니다.






EDITOR SONG YI SEUL
PHOTOGRAPHER PARK JAE HYUN(PRODUCTS), SHUTTER STOCK
LIVING STYLIST KIM MI 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