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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왕언니가 돌아왔다

유스 컬처에 길들여진 우리의 시신경을 자극하는 1990년대 수퍼 모델들이 돌아왔습니다. 클라우디아 쉬퍼, 신디 크로포드, 나오미 켐벨처럼 이름만으로 전설이 된 그녀들의 모습이 반갑기만 한데요. 지금으로 치면 지지 하디드나 벨라 하디드, 켄달 제너 같은 존재였던 그들이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근황을 전합니다.

# 클라우디아 쉬퍼

바비인형의 원조! 슈퍼 모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죠. 클라우디아 쉬퍼는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미인입니다. 1970년생으로 올해 47살인 그녀! 정말이지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데요. 1990년대 모델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인 감독 매튜 본의 영화 ‘킹스맨2’에 등장하는 뷰티 봇의 캐릭터 제작에 참여하는가 하면 화장품 브랜드 아트 데코와 함께 협업해 자신의 이름을 건 ‘클라우디아 쉬퍼 메이크업’도 론칭까지. 손만 대면 터지는 유행 제조기다운 면모입니다. 얼마 전 아쿠아주라와 콜라보한 컬렉션도 그녀의 이름을 땄죠. 바비인형처럼 예쁜데다 다재다능한 매력까지 겸비한 클라우디아 쉬퍼! 예나 지금이나 사랑스럽고 인형 같은 외모에는 변함이 없고 프로패셔널한 사업가의 모습이 추가된 셈이네요.

# 신디 크로포드

입가의 점이 매력 포인트인 신디 크로포드는 지적인 이미지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슈퍼 모델이죠. 그런 그녀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딸 카이아 거버와 아들 프레슬리 거버 또한 모델로 맹활약 중입니다. 자식들과 나란히 인스타 피드를 채우는 왕년의 수퍼 모델이라니, 그녀야말로 밥안먹어도 배부른 엄마이자 여전히 패션 매거진의 커퍼를 상직하는 톱모델로 활약하는 위너가 아닐까요? 신디는 딸 카이아가 주구장창 리던 청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에 올리자 화답이라도 하듯 젊은 시절 리바이스 501 청바지를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렸답니다. 그러자 리던은 그녀에게 바로 연락해 협업을 제안했다고 하는군요. 자식 뒷바라지 하는 엄마로 남기엔 너무 많은 재능과 끼를 가진 그녀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 나오미 켐벨

패션계의 흑진주로 시대를 풍미했던 나오미 켐벨은 흑인 인권과 자선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완벽한 프로포션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그녀는 예전 사진과 요즘 사진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변함없는 미모를 자랑하고 있죠. 베르사체의 페르소나이기도 했던 그녀를 필두로 2018 S/S 컬렉션에 1990년대 활약했던 모델들을 불러 모은 도나텔라 베르사체 여사 또한 나이를 잊은 파워풀한 워킹 우먼 중 한 명입니다. 자신의 소신대로 꾸준히 흑인들의 인권을 외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오미 켐벨에게서는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존재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답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이 아름다운 흑진주를 통해 흑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던 역사를 돌이켜보니 셀카 올리기에 급급한 동시대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아쉬워지기도 합니다.

# amortality(어모털리티)

이름만으로 역사가 된 그녀들이 불혹을 훌쩍 넘긴, 50대 가까운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며 인스타 피드를 장식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가슴으로 와 닿는 그녀들의 컴백이 무척 반가운데요. 그들의 2,30대 못지않은 체력과 아름다움, 커리어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젊음을 유지한 채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의 유럽 총괄 편집장님 캐서린 모이어는 자신의 저서에 ‘이모털리티’라는 단어를 쓰며 그 의미를 정의했습니다. ‘영원히 살 수 없는’이라는 뜻의 단어 모털(mortal)에 부정을 의미하는 ‘a’를 붙인 것으로 ‘영원히 늙지 않는’이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불멸을 뜻하는 임모털리티와는 달리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의 부정을 뜻하는 긍정적인 단어입니다.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이제는 하나의 현상이 된 어모털리티족! 패션계 너머에는 영화감독 우디 앨런, 배우 메릴 스트립, 록가수 믹 재거처럼 나이를 잊고 이름만으로 기억되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금의 삶에 충실하게, 에너지 넘치는 인생을 살아세요. 그게 바로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따르는 길이니까요.






EDITOR NOH SEUNG HYO
INSTAGRAM @claudiaschiffer, @cindycrawford, @iamnaomicampbell, GETTY IMAGES
DESIGNER KIM DA H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