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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100세 시대, 제 2의 인생을 위하여!

#회사졸업

회사를 졸업한다? 퇴사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의 회사졸업이 필요한 100세 시대! 두 번째 비전을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우리 모두의 비전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서요.

마르크스는 노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노동은 무엇보다 먼저 인간과 자연 사이의 한 과정, 즉 인간이 자연과의 질료 변환을 그 자신의 행위에 의하여 매개하고, 규제하고, 통제하는 과정이다.”(자본론 제1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높이고, 생활 상태를 더욱 개선하여, 인간 자신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신성한 노동. 지금 여러분의 노동은 어떤 모습인가요? 녹록지 않은 사회 생활에 어느덧 꿈은 사라지고 현실의 번민만 가득한가요? 발전보다는 퇴화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뒤를 돌아보고 있다면 주목하세요.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한 사람들! 그들이 전하는 용기백배 힘이 되는 이야기.

Q.체육 교사, 철 밥통 아닌가? 어떻게 그만둘 생각을 했나?
A. 10년동안 교직에 있으며 점점 회의감에 빠졌다. 요즘 친구들은 다르다. 선생과 제자 사이의 끈끈한 정이 없다. 선생님으로서의 보람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없는 교단에 선다는 것에 대해서 자문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예전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 내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나? 생각해봤을 때 서핑을 하고 사진을 찍는 오래된 취미를 즐길 때였다. 그 때 결심했다. 좋아하는걸 하고 행복해지기로.

Q.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A. 처음엔 웹진으로 시작했지만 종이 매체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그래서 책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매거진을 만들기 위해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평생 글을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스톤드 매거진의 감리를 봐주고 계시는 국어 선생님께 글쓰기의 기본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인디자인도 독학했다.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인쇄소 사장님을 직접 찾아가서 소량 출판을 부탁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기도 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두드리면 열린다는 단순하지만 갚진 진리를 얻었다.

Q. ‘STONED’, 꽤나 강렬한 이름의 매거진을 만들고 있다. 서핑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라고 표현해도 되나?
A. 정확한 표현이다. 서핑이라는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매거진이다.

Q. 어떤 과정을 통해 잡지가 만들어지나?
A.필름 카메라를 들고 바다로 향한다. 서퍼들을 찍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내가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촬영하고 인터뷰하기도 한다. 인터뷰는 정말 흥미로운 과정이다. 내가 발행인이기 때문에 내가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 아주 세밀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을 수 있다. 촬영과 취재를 마치고 나면 서울에 돌아와 편집을 한다. 사진을 고르고 디자인을 한다.

Q. 막상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어려움에 부딪힌 적은 없나?
A. 아직까진 없다. 이제 곧 두 번째 책이 나온다. 지금까지 즐거웠다.

Q. <스톤드 매거진>의 비전은 무엇인가?
A. 궁극적으로는 스톤드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싶다. 서핑 문화와 관련된 입체적인 브랜딩을 통해 나이 들어서도 취향을 반영한 것들을 선보이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는 것. 이게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뛰어든 새로운 분야에서 내가 꾸는 꿈이다.





Q.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굴지의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 뽑혔는데 1년만에 사표를 던졌다. 너무 성급한 결정은 아니었나?
A.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간 직장에서 내가 생각했던 비전을 볼 수 없었다.

Q. 신입 사원이 그런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다짐이 있었나?
A. 업무적으로는 좋았다. 배울 점이 많은 팀장님과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즐거웠지만 개인의 삶이 없는 회사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다. 어린 나이지만 어리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으니까. 이전부터 해오던 작업들이 있어서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이 업계를 영영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심했고 여전히 일년에 시집 한 권을 쓰며 매거진에 연애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들어간 직장에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Q. 현실에 충실한 삶, 누구나 꿈꾸지만 두려움이 앞선다. 신념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
A.처음 결정을 내렸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히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게 다행인 것 같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더욱 뚜렷해졌다. 긴 인생을 살텐데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진로를 결정하고 회사원이 돼서 똑 같은 일상을 살아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잠시 쉬어가며 숨을 고르고 나니 다시 해보고 싶은게 생겼다.

Q. 그 얘기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나?
A.나의 경험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게 내가 하는 일들을 아우를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표현 창구는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이 될 수도 있고 영상이나 음악이 될 수도 있고. 광고라는 매체에 대한 흥미는 여전히 가지고 있어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확신이 들 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처음 광고를 배우고 입문했을 때와는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4대 매체 tv 광고 위주였다면 지금은 디지털 매체가 다양해져서 그 분야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Q. 금전적인 어려움은 없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둔 것에 후회는 없나?
A. 없다. 책을 만드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진 않는다. 필요하다면 다른 일을 해서라도 책 만드는 비용은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 인생이 긴데 나이 들어서 더 이상 도전할 수 없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다. 아직 젊고 지금부터 시작하면 결코 늦은 게 아니다. 오히려 빠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Q. 시를 쓰고 칼럼을 쓰고 하는 일상적인 것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나?
A. 물론이다. 다양한 툴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견이 허락하는 한 많은걸 배우려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이 궁극적으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은 나에게 자양분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광고 회사에 입사할 때도 시집에 대한 면접관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걸로 알고 있다. 새로운 책은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되나?
A. 지금까지는 독립출판의 형태로 나왔는데 올 해 나올 책은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게 됐다. 이제 동네 서점 뿐 아니라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에 소개된다. 또 다른 도전이었고 뿌듯하기도 하다

Q. 힘들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이 있나?
A.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언젠가는 또 다른 비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갖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꿈꾼다. 그렇게 살아가면 자신이 진짜 원하는게 뭔지 알게 된다. 그것만큼 값진 수업은 없는 것 같다. 꿈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이 나에게 위안을 준다.





Q. 현재 은행원이자 DJ, 맞나?
A. 그렇다. 낮에는 은행에 다니고 저녁이나 주말엔 DJ로 활동하기도 한다.

Q. 전혀 다른 성격의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어떻게 된건가?
A.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피아노도 치고 플룻도 배우고.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했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뭘지 고민하다가 DJ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그럼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정규직을 갖게 됐나?
A.그런 셈이다. 졸업을 하고 직장을 다니며 사회 생활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Q. 음악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언제 처음 알게 됐나?
A. 소질이 있다기보다 너무 좋아했다. 연주하고 듣고 만들어보는 모든 과정을 사랑했다.

Q. 은행원과 DJ라는 상반된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것, 혼란스럽진 않나?
A.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공통 분모가 많은 일이다. 은행에서 맡고 있는 일이 법인 영업팀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릴레이션쉽이 가장 중요한 업무 처리 능력이다. DJ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음악을 듣는 청중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는 것들이 참 많다..

Q. 은행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DJ활동을 할 생각은 없나?
A. 사람들이 은행원이라고 하면 재미 없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너무 좋다. 나를 이끌어주시는 팀장님께 더 많은걸 배우고 싶고 주말에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너무 즐겁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다.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분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 중이다.

Q. 부모님의 반대는 사라졌나?
A. 이제 거의 포기하신 것 같다. 한 번은 부모님께서 장비를 버리려고 하셔서 온 몸으로 막아선 적도 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고 호소했더니 이해해주시는 듯 하다.

Q. 남들은 하나도 찾기 어려운 일을 두 개나 하고 있다. 100살까지 사는 긴 긴 인생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 것 같다.
A. 그럴 리가. 은행원으로서 내가 발전할 수 있을지, 팀원들에게 누가 되진 않을지. 그리고 DJ로서는 도태되거나 더 이상 날 찾는 사람들이 없거나 잊혀지진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은행 같은 경우에는 연륜이 쌓일수록 발전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DJ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Q. 나이가 들어서도 두 개의 일을 다 하고 싶은가?
A. 할 수만 있다면. 꼭 하나의 직업만 가지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두 가지 모두를 각기 다른 의미로 사랑하고 열심히 하고 싶다. 늙어서 더 이상은 할 수 없을 때까지!






EDITOR NOH SEOUN HYO
GUEST EDITOR & PHOTOS HONG YOUNG SUK, KANG KI TEAK, HA NA ONE
DESIGNER HAN DA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