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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을지로의 #뉴웨이브

압구정과 청담동, 이태원과 성수동 어디를 둘러봐도 새롭지 않다면? 똑같은 거리에 즐비한 똑같은 풍경들에 지친 발길이 방황하고 있다면? 순간순간 캡처되는 세상과 피드에서 밀려나면 잊히는 트렌드에 지쳐가고 있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춰 서게 만드는 특별한 공간들이 맞닿아 있는 곳, 옛것과 요즘 것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거리 을지로! 남들보다 빠르게 새로움을 창출해내고 발견해내는 사람들이 이제 막 모여들기 시작한 을지로는 현재진행 중입니다. 실시간 스크롤 검색에 지쳐간다면 카메라 하나 들고 나서보세요. 곳곳에 소소한 즐거움을 숨겨둔 을지로의 매력 포인트를 포착한 두 개의 시선, 지금 공개합니다.

골목의 길 끝에서 고소한 커피 향이 오감을 자극하는 이곳은 커피한약방! 정성스레 달이는 한약처럼 커피를 내리는 장인 정신을 강조한 이곳은 옛날 가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오리엔탈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인테리어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점심 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커피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커피 한약방, 힙 플레이스로 급부상 중이니 서두르세요!

  • by 승효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 원두를 골라내는 작업부터 볶고 내리는 모든 과정에는 커피한약방을 이끄는 사장님과 바리스타들의 손맛이 더해졌어요. 붐비지 않는 시간에는 원두의 특징부터 내리는 과정까지 바리스타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커피 맛이 배가됩니다. 중후한 매력부터 신선한 산미까지 원하는 취향대로 골라 내리는 한약 같은 커피를 완성하는 사람들입니다!

  • by 이슬

    오래된 탁자와 조명이 공간을 채우는 이곳에서 몸과 마음 모두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2층에 올랐는데, 창문을 통해 맞은편의 커피한약방의 또 다른 홀이 보였어요. 당장 건너가니 빈티지 오르간과 스피커 그리고 커다란 샹들리에 아래서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죠. 함박눈이 펑펑 내렸던 촬영 날 아침과 완벽한 앙상블을 이뤘던 따스한 곳입니다.

밀라노 거리에서나 본 듯한 테일러링 숍이 을지로 골목 귀퉁이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노커스는 아들과 아버지의 멋진 스타일이 영감의 원천이 되는 멋집! 아직도 양복에 내 몸을 맞추고 있나요? 노커스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뉴욕타임스에서도 인증한 공식 멋쟁이들이 당신의 몸에 꼭 맞는 슈트발을 살려줄 노커스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답니다.

  • by 승효

    노커스의 구조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테일러링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숨은 조력자예요. 아주 작은 공간을 운치 있고 따뜻한 장소로 완성하기 위해 곳곳에 치밀하게 계산된 디테일을 숨겨놓았답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노커스의 층을 이어주는 나무 계단을 오르면 가봉 중인 샘플과 아담하게 꾸려진 체촌 장소 같은 숨은 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골손님들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위스키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3층은 사교 클럽이 부럽지 않은 히든 플레이스이니 놓치지 마세요!

  • by 이슬

    좋아서 하는 사람의 열정을 막을 길이 있을까요? 지난봄부터 사장님이 직접 재료를 찾고 시공까지 도맡아 완성된 공간은 그래서인지 자꾸 머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진심이 담긴 친절한 태도였어요. 사람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장님은 손님과의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취향을 파악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옷을 만듭니다. 노커스에 가면 좁은 계단을 주목하세요! 계단을 빙그르르 오를 때마다 등장하는 제각기 다른 공간이 눈길을 끈답니다.

이름 그대로 우주 만물을 파는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보물섬 같은 공간입니다. 누군가는 그냥 스쳐 지나가버릴 수도 있는 소소한 것들을 잊지 않고 모아주는 이곳은 추억을 파는 곳이기도 해요. 잠시 숨을 고르고 시간 여행에 동참해 보세요. 잘만 찾으면 기막힌 보물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책가방에 달았던 열쇠고리부터 관절이 자유자재로 꺾이는 예쁜 마루 인형까지,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소중한 시간은 우주 만물이 주는 깜짝 선물입니다.

  • by 승효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오래된 남친처럼 정감 어린 우주 만물의 매력은 바로 이 ‘무질서’가 아닐까요? 진열하지 않고 모아둔 소품들은 옛날 집 다락방처럼 푸근하고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곳에는 마돈나와 바비 인형, 엑스포 마스코트가 함께 살고 있어요. 곳곳을 탐험하다 발견하는 오래된 보물들은 신상보다 설레고 짜릿한 감동을 줍니다.

  • by 이슬

    장난감 '덕', 캐릭터 '덕', 비디오테이프 ‘덕’!! 덕들은 모두 이곳을 주목하세요. 가게 안을 깊이 파고들수록 예상치 못했던 아이템이 속출합니다. 롤링 스톤스 포인터부터 <모던타임즈>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우탱 클랜 티셔츠까지. 구입하지 않더라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연신 감탄사를 외치게 되는 곳이죠. 하지만 문 밖을 나서면 어느새 양손은 무겁고, 지갑은 가벼워져 있을 테니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에 취재했던 을지로의 모든 곳이 그랬지만, 호텔수선화에 가는 길은 특히 쉽지 않았습니다. 바로 앞에 두고도 이 골목, 저 골목을 왔다 갔다 하며 한참을 헤맸거든요. 의외의 길목에 위치한 호텔수선화에 들어서면 정신이 더 혼미해질지도 몰라요. 커피를 내리는 카페와 맥주를 파는 펍, 디자이너의 작업실이 한데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니까요. 날것의 매력 가득한 이곳에서 친구와 비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소설도 읽고, 지인들과의 모임도 가져보세요.!

  • by 승효

    보헤미안처럼 살고 싶다면 호텔수선화로! 빈티지한 소품과 여백을 살린 공간은 한적한 시골 마을 같은 편안함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어요. 곳곳에 놓인 키치한 소품과 작업실로도 쓰이는 쇼룸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호텔수선화는 을지로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공간이랍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며 을지로의 핫 플레이스를 즐겨보세요.

  • by 이슬

    왕가위 감독이 지금 다시 <화양연화>를 만든다면 호텔수선화 같은 느낌일 거예요.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기운이 도는 이곳에서라면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아요. 페인팅 된 벽 거울과 천장의 미러 볼, 빈티지한 패브릭 갓을 씌운 펜던트 조명 같은 독특한 장식들이 호텔수선화의 경계 없는 영역을 넌지시 알리죠. 을지로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벌써부터 아지트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따스한 햇살이 공간을 밝히는 노말에이는 독립 출판물과 문구류를 판매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취급하세요?”라는 질문에 “우리에게 어울리는 걸 팔아요”라고 답했던 이곳. 일상적이고 평화로운 톤앤매너의 잡지와 사진집,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그리고 잔잔한 문체의 에세이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달의 움직임을 그려낸 얼그레이의 달력, 레터링을 새긴 애이블타임의 카드 등 문구류도 노말에이만의 매력이고요.

  • by 승효

    작지만 알찬 독립 서점을 을지로에서도 발견했어요! 대형 서점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책들이 즐비한 노말에이는 창가로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언제 들러도 토요일 오후 같은 여유로움이 느껴진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책과 감각적인 소품은 노말하지만 A급이었어요. 책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독립 서점이 을지로에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 by 이슬

    평일 낮, 가볍게 점심 식사를 하고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노말에이로 가고 싶어요. 무뚝뚝하고 어려운 문체의 인문학이 아닌, 여행이나 그림 책 따위를 가볍게 휘리릭 넘겨 보는 거죠. 가벼운 배경음악이나 단출한 인테리어마저 생략한 채 오롯이 책과 판매 소품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곳에 조만간 또 방문할 예정이에요. 아마도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리를 맴돌 때 찾게 될 것 같아요.

이름 그대로 두 개의 오피스라는 뜻을 지닌 투피스. 간판은 없지만 건물 앞에 귀여운 강아지 깃발을 달아 영업 중임을 알리죠. 심드렁한 사장님이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부지런히 핸드 드립 커피를 내리며, 맥주와 추파춥스를 파는 꾸밈없는 공간이에요. 인기 메뉴는 비엔나커피와 마시멜로를 올린 핫초콜릿! 하지만 모든 재료를 소량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다른 메뉴가 소진될 수 있으니, 투피스 인스타그램의 공지를 확인하세요.

  • by 승효

    흰색 타일 위에 손으로 쓴 메뉴가 투피스의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머신 없이 드립으로만 커피를 내리며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로 추파춥스를 판매하고 있는 투피스는 작업실 한쪽의 사랑방처럼 손님들을 위한 공간을 내주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공간만큼이나 담백한 주인이 무심한 듯 섬세하게 내려주는 커피 한 잔이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투피스였습니다.

  • by 이슬

    말간 생수 같은 이곳, 투피스. 의외의 공간에 자리 잡아 낯설고 어색할 법도 한데,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제자리를 지켜온 듯한 느낌이에요. 믿고 따르는 언니의 아지트에 가서, 언니가 작업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기분이었죠. 요즘 투피스가 뜨는 이유, 투피스에 끌리는 까닭은 바로 이런 군더더기 없는 특유의 건조함이 살아있기 때문일 거예요.






EDITOR NOH SEUNG HYO, SONG YI SEUL
PHOTOGRAPHER PARK JAE HYUN, NOH SEUNG HYO, SONG YI S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