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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일상을 위로하는 오후 두 시의 콘서트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 2014



온 세상이 화사한 봄빛으로 단장하던 3월 26일 수요일 오후 2시. 신세계 본점 문화홀은 활기로 가득합니다. 바로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 2014>의 첫 번째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 때문이었는데요. 홀 안으로 들어서자 피아노가 놓인 근사한 무대가 관객을 맞이합니다.

공연장 안을 가득 채운 오늘의 관객들은 신세계 고객을 비롯해 남대문시장 상인과 시각장애인 음악단체 한빛예술단 단원들 입니다. 관객들의 설레임 가득한 표정에서 오늘의 공연에 대한 기대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경쾌한 인사와 함께 오늘의 진행을 맡은 진양혜 아나운서가 등장합니다.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마티네’는 프랑스어 ‘마탱(matin)’에서 유래된 것으로 낮에 하는 공연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 낮의 콘서트’란 뜻이죠. 앞으로 신세계 백화점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하고, 전국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클래식 음악의 대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토크 앤 콘서트’ 형식으로 무료 개최하게 되었답니다. 참 근사한 일이죠?



그 첫 무대를 장식하게 될 아티스트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입니다. 뛰어난 곡 해석과 정교한 연주 테크닉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등 한국 국적으로 최고 성적을 거둔 뛰어난 피아니스트입니다.

드디어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블루 드레스를 입은 모습에서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느껴지는데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응시하자 객석은 숨을 죽이고 그녀의 연주를 기다립니다. 첫 번째 연주곡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 작품번호 545>. 모차르트가 만든 피아노 소나타 중 잘 알려진 작품으로 알레그로, 안단테, 론도의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유려한 연주가 이어지며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문화홀 안을 가득 채웁니다.



연주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 더 큰 박수가 쏟아졌는데요. 무대 한 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토크시간을 가졌습니다. 피아노 칠 때와 달리 수줍은 소녀를 연상시키는 그녀. 이번 공연을 위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모차르트, 드뷔시, 스트라빈스키의 대중적인 음악들로 선곡했다고 하는데요. 어린 나이부터 ‘거장’의 칭호를 갖게 된 데는 타고난 재능 뿐 아니라,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섬세하게 준비하는 ‘성실함’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연주곡 ‘클로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름답고 간결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시’를 바탕으로 하여 지어져 서정적인 느낌이 강한 곡인데요. 전주곡, 미뉴엣, 달빛, 빠스삐에로 이어지며 환상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손열음. 특히 삼악장 ‘달빛’은 호수 위를 반짝이며 흘러가는 달빛의 움직임을 표현한 듯한 연주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찬사를 보내는 관객들. 곳곳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오며 공연은 점점 더 뜨거운 열기를 더 해 갑니다.



이어진 토크에서 손열음은 “세계를 다니며 연주하다 보면, 혼자 연습하고 연주해야 하는 일이 외롭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관객들과 좋은 음악이 있기에 커다란 위안과 행복을 얻는다.”며 피아니스트로의 삶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아직 발굴되지 못해 가치를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설 수 있는 무대이자, 관객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피아니스트이자 칼럼니스트, 공연을 기획하는 크리에이터까지 다재다능한 손열음의 아름다운 재능이 더욱 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일구는데 쓰여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손열음이 소개한 마지막 연주곡은 러시아 음악가 ‘이고르 스타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 러시아의 춤, 페트루슈카의 방, 사육제로 구성된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피아노로 옮겨 놓은 곡으로 어렵고 난이도가 있는 곡들인데요. “누군가 와서 같이 쳐주면 좋겠다.”며 유쾌한 농담으로 곡에 대한 고충을 토로합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숨을 고르는 손열음. 이내 열정적인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단한 몰입으로 앞서 연주한 곡들과 다른 현란한 테크닉이 돋보였는데요. 마치 한 편의 강렬한 영화를 보는 듯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드라마틱한 연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끊임없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완벽한 연주를 접한 흥분과 감동에 ‘앵콜’을 요청하는 목소리는 하나가 되어 점점 커졌는데요. 손열음은 쇼팽의 <왈츠>로 화답 했습니다. 눈을 감고 그녀가 인도하는 음악 속으로 빠져드는 관객들의 표정이 오늘의 공연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첫 번째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가 막을 내렸습니다. 관객들은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쉽게 공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묻자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멋진 연주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런 공연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무척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라며 벅찬 감동을 표현 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은 그간 문화홀 콘서트, 예술의 전당 토요 콘서트, 시각장애인 음악단체 한빛예술단 후원 등 문화, 예술을 보급하는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 왔는데요. 올 한 해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를 통해 다채로운 장르와 최정상급 거장들의 수준 높은 공연으로 보다 친근하고 편안하게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매월 마지막 수요일.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펼쳐지는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려요.

톨스토이는 “음악이야말로 영혼을 자극하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의 일상을 위로하고 활력을 주는 힘이 있다는 뜻 일 텐데요. ‘신세계 마티네 콘서트’ <피아니스트 손열음 연주회>를 통해 음악의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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